이름:지니
2012/5/5(토)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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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자기장 변화 대비 시급
오늘자 뉴스에 항공기와 선박의 GPS교란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 요즘은 아무것이나 북한의 소행으로 보는 시각이 좀 불만이다. 내 생각은 다르다. 과학자들부터 관심을 가지고 대비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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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포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자석이나 전류가 만들어 내는 ‘자기장(磁氣場)’은 공기만큼 흔하다. 수많은 생명체와 사물, 그리고 우리 주변의 환경은 자기장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그런데 늘 가까이 있어서인지 그 존재와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자기장에는 지구 규모의 자기장도 있다. 이를 ‘지구자기장(Geomagnetic field 또는 Earth's magnetic field)’이라고 한다.
지구자기장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지구 자체가 하나의 자석이기 때문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지구자기장은 우주공간의 우주선(cosmic rays: 우주에서 지구로 쏟아지는 높은 에너지를 지닌 각종 입자와 방사선 등을 총칭)과 같은 고에너지 입자로부터 지구의 생명체를 지켜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즉 우주나 태양폭풍으로부터 오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차단해주는 역할이다. 또한 지표상의 자기장과 전기장의 변화는 지진이나 화산활동과 같은 지각 변화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준다.
최근 지구자기장의 심각한 변화에 의해 지구환경이 막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기사를 자주 접한다.
선사시대의 도기 파편이나 화산 용암 속에 포함된 자성물질, 옛 항해일지 등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약 3백년 전부터 지구자기장의 세기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짧게는 수십만년에서 길게는 수천만년에 한번 꼴로 자기장의 역전이 일어났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강력한 태양폭풍이 발생하면 지구자기장이 교란돼 대규모 정전사태와 방송·통신 장애 등이 일어나 수십조원의 피해가 야기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지구자기장의 세기 약화와 방향 역전, 급격한 교란현상은 지구환경과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암환자 발생이 증가하거나 자연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어 그 피해 범위와 규모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지구자기장 변화의 심각성을 깨달은 과학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관련 자료와 연구 성과들을 축적하고 있으며, 향후 변화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경우는 과거 한반도 지구자기장의 변화 이력이 체계적으로 축적돼 있지 않아 향후 변화 양상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에서 지구자기장을 측정한 것은 지난 1918년 인천기상대가 처음이다. 이를 시작으로 1944년까지 측정 결과를 연평균치로 기록한 것이 남아 있다.
이후에는 측정되지 않다가 1970년대 중반 이후 국립지리원, 국립전파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지구자기장 측정 설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진전조 현상 등을 연구하기 위해, 2009년 4월부터 충남 청양에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지구자기관측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구자기장 측정 자료를 교환하고 연구에 활용하기 위한 국제조직으로는 ‘인터마그네트(INTERMAGNET)’가 있다. 여기에는 44개국, 총131곳의 관측소가 등록돼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 베트남이 가입돼 있고, 우리나라는 기상청이 운영하는 청양관측소를 인터마그네트에 가입시키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IT 기반의 정보화와 전자·통신·자동차 등의 2차 산업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구자기장 변화와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구자기장의 변화를 측정하고 연구해 미래 변화 양상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의 지구자기장 측정 자료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양질의 지구자기장 자료를 장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우수한 지구자기관측소를 확보하고 전문인력을 육성해 측정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할 필요가 있다.
곳곳에서 측정한 지구자기장 자료를 한곳에 모아 연구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유관기관 간 공조를 통해 자료를 공유하며 관련 연구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그동안 소홀했던 지구자기장에 대해 관심을 갖고 투자한다면, 미래에 다가올지도 모를 엄청난 변화에 대비하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신현우 기자 hwshin@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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