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angbi

 

 그대와 함께...


이름:지니
2009/11/14(토) 03:07
저녁강가에서  



강미정


우리가 당도한 곳은 잿빛 저녁 강가였다
강물은 고요히 저물고 있었다
저무는 일은 짧고도 긴 시간이었다
어둠 속으로 산과 산이 경계를 지우며
서로 포개지고 있었다
경계를 짓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었을 텐데
마음을 지우는 것은 어둠이었다
우리는 그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요히 저무는 오늘이 얼마나 격렬한지
얼마나 뜨거운지는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어둠만을 들여다보는 중이었다
고요히 겹쳐지는 어둠을 바라보며
겹쳐지지 않던 우리의 산과
겹쳐지지 않던 우리의 강물과
겹쳐지지 않던 우리의 잿빛 저녁을,
저물고 있는 우리의 오늘을 보고 있었다
겹쳐진 산을 지우고 겹쳐진 강물을 지우고
겹쳐진 잿빛 저녁을 다 지우고 있는 어둠,
그러나 우리는 아직 하나로 겹쳐져 본적이 없었으므로
아무런 경계 없이 하나로 겹쳐지는
어둠을 다시 한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말은
언제나 이런 어둠을 건너고 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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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면서 햇살의 축복과 더불어 어둠에의 시간은 성장의 필연성과도 같다...
그걸 각성하는데 그래.. 이만큼의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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