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angbi

 

 그대와 함께...


이름:지니
2012/4/2(월) 20:46
엄마를 부탁해...  

1...
얘야, 너는 그렇게 내게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준 사람이었다.
네가 내 손을 잡고 걸으며 부르는 노래를, 그 수많은 인파가 약속이나 한 듯 한목소리로 외치는 소리를, 나는 알아 들을 수도 따라하지도 못했다만 내가 광장이란 곳엘 나가본 건 그게 처음이었어.
나를 거기 데리고 간 네가 자랑스러웠고나. 거기서 너는 내 딸만이 아닌 것 같았재.
너는 집에서와는 아주 달라 보였어. 너는 사나운 매 같았고나. 네 입술이 그리 단정하고 네 목소리가 그리 단호하다는 것을 처음 느꼈네.

엄마는 네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 거라고 생각했고나.
니 형제들 중에서 가난으로부터 자유로운 애가 너여서 뭐든 자유롭게 두자고 했을 뿐인데 그 자유로 내게 자주 딴세상을 엿보게 한 너여서 나는 네가 더 맘껏 자유로워지기를 바랬고나.

더 양껏 자유로워져 누구보다도 많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기를 바랬네.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말아라. 엄마는 네가 있어 기쁜 날이 많았으니.

                                           <'엄마를 부탁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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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엄마가 언제나 아꼈지만 무한한 세상에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셨던 막내딸인 나에게 전하는 말인듯한 이 구절에서 나는 눈물을 멈출수 없었다.



2...
그건 나도 궁금하네.

나는 당신에게 뭣이요이?
어떤 사람이요이?

당신한테 묻고 싶은 말을 내 딸애한테 물었더니 내 딸은 엄마가 그런 말을 하니 너무 이상해, 하면서도, 사라지는 게 아니라 스며드는 거 아닐까, 엄마!합디다.
무슨 말이 그리 어려운지. 당신은 알아듣겠소?
이젠 지나가버렸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사실은 모두 여기에 스며들어 있다는데, 느끼지 못할 뿐 옛날 일은 지금 일과 지금 일은 앞의 일과 또 거꾸로 앞의 일은 옛날 일과 다 섞여 있다는데 이제 이어갈 수 없네.

당신 이름은 이은규요.
의사가 다시 이름을 물으면 박소녀,라 말고 이은규라고 말해요.
이젠 당신을 놔줄 테요.
당신은 내 비밀이었네.
누구라도 나를 생각할 때 짐작조차 못할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네.

나는 당신이 있어 좋았소.
행복할 때보다 불안할 때 당신을 찾아갈 수 있어서 나는 내 인생을 건너올 수 있었다는 그 말을 하려고 왔소.

나는 이제 갈라요.

                                                <'엄마를 부탁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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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통수를 한대 후려 맞은 듯 멍했다.
나는 잊고 있었다. 강하기만 해 보였던 엄마도 마음을 기댈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는 것을...
이 엄마의 소울메이트의 비밀은 한동안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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